저는 천문학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10년 이상 천문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활동을 해왔으며 대학시절 천문학과를 다녀본 경험이 있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천문학을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천문학을 전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해야하는가 조언하기 위해 이 글을 적습니다.
먼저 제 이야기를 잠깐 해야겠군요.
저는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다니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이유는 천문학이 싫어서가 아니라 나름대로 현실적인 문제였죠. 그 후 다른 것을 전공했지만, 지금까지 천문에 발을 들여놓은 것에 대해서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어쨌거나 전 지금도 천문과 인연을 끊지 않고 잘살고 있죠. 그리고 천문을 했던 것이 제게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천문에 인연을 끊지 않고 천문노트(http://astronote.org) 대표를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좋아하고 제어기계를 전공했으며 천문 분야에 인연을 끊지 않은 제 독특한 이력으로 후에 천문+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일반인들에게 별을 매타포로 삼는 스타플(http://starpl.com) 웹서비스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었습니다.(제 자랑이 아닙니다. 왜 이 말을 꺼냈는지 다음 글을 보시고 판단해주세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제 경험을 들려 드리는 것은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꿈이 바뀔 수 있지만 그때마다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 없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천문학을 정말 좋아하시나요? 사실 한국 천문학의 기반은 선진국보다 많이 부족하답니다. 천문학을 전공한다고 해서 천문학 관련 직업을 가지기도 어렵습니다. 석박사 하더라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천문학을 선택한 것은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이런 어려운 환경임에도 천문학은 미래의 주역이 될 학문이라고 확신합니다. 열심히 해두면 분명히 그 수요가 점차 증가해서 앞으로 최고의 고급 인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천문학을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일단 열린 마음로 다른 학문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학문을 하시는 분들의 몇 분들을 보면 자신의 학문이 최고인 것 마냥 다른 학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문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좋지만, 학문이라는 것은 모두 연결된 법입니다. 다른 학문에 대해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협력할 줄 알아야 합니다.
천문학은 과학입니다. 과학자는 일단 의사전달에 능해야 합니다. 그러도록 국어와 영어에 관심을 보이고 공부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것은 꼭 천문학이 아니더라도 어디로 가든지 필수입니다. 한가지 이상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의사전달 능력을 올리시길 바랍니다. 물론 술 먹는 동아리는 안됩니다.
또한, 수학에 흥미를 느끼세요. 천문학은 과학적 지식을 수학표현을 통해 전달합니다. 수학자들이 하는 수학까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수학은 하셔야 합니다. 수학에 대한 흥미도 없이 천문학을 하신다면 분명히 언젠가 그만두게 될 겁니다.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공부하세요. 기본적으로 C언어 또는 Fortran에 익숙해지시는 게 좋습니다. 천문학은 종류가 많긴 하지만 실험실에서 직접적 실험을 할 수 없는 학문 중에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천문학의 대상은 우주이고 유일한 정보원은 빛(전자기파)이기 때문입니다.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수학적 표현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계산하고 그래픽 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표현이 가능하게 하려면 최소한 한가지 이상 프로그램 언어에 익숙해야 합니다.
천문학 전공자는 프로 여야 합니다. 천문학자가 천체사진 찍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천문학자가 꼭 천문대에서 일하고 망원경으로 별을 찾고 천체사진 찍는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해입니다. 저도 처음 천문학 전공할 때 그런 오해를 한 적 있어서 별자리/별 들을 외운 적이 있었습니다. 도움은 되지만 천문학 전공과는 무관합니다. 천문학은 과학 중에 과학이다 할 정도로 과학 집약적 학문입니다. 그 분야도 타 학문과 비교하면 매우 다양합니다. 우주를 다루는 것이니 당연하겠죠. 그만큼 명확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프로정신으로 천문학자가 되기 위한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나는 프로다.”라고 외치시면서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천문학 전공해서 꼭 천문학 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좀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천문학자는 무조건 천문학 관련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저 같은 경우 기계 전공한 사람이니 기계만 해야 할까요? 오히려 현재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입니다. 그렇다고 기계전공한 것에 대해서 후회해 본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제 전공으로 말미암아 삼성 LCD 생산라인을 경험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또한 생산라인에 필요한 PC제어 프로그래밍을 함으로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프로그램 분야와 전공인 기계분야를 함께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제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천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천문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천문학을 전공하고 천문 배경 전문 만화가가 될 수 있습니다. 천문관련 전문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고요. 천문학 관련 전문으로 하는 영화를 찍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 있든지 천문학 전공을 했다는 사실은 독특하고 유용한 프로필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명확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찾아가는 것이겠죠.
여러분은 젊습니다. 젊다는 것은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겁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든지 목표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최선을 다하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앞날은 밝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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